혹시 최근 들어 오른쪽 윗배에 이유 없는 통증이나 묵직한 불편함을 느끼시나요? “소화가 안 되나?” 혹은 “근육이 뭉쳤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셨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통증이 우리 몸의 ‘침묵의 장기’, 간이 보내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증상이 뚜렷해졌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많은 분들이 치료 시기를 놓치고 후회합니다. 바로 한 달 전까지의 제 지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간암 초기증상 핵심 요약
-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릴 만큼 간암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습니다.
- 오른쪽 윗배 통증, 만성 피로감, 급격한 체중 감소는 간암의 주요 의심 증상이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 B형, C형 간염 보균자나 만성 간질환 환자 등 고위험군은 증상이 없더라도 6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간암 예방의 핵심입니다.
오른쪽 윗배 통증, 간암의 경고 신호일까?
간은 우리 몸의 오른쪽 윗배, 즉 우상복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간에 암세포가 생겨 종양이 자라나면 간을 둘러싼 막을 압박하면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오른쪽 윗배 통증의 원인이 모두 간암은 아닙니다. 담낭 질환이나 소화 불량 등 다른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 묵직한 통증이나 덩어리가 만져지는 느낌이 든다면, 특히 음주 후 통증이 반복된다면 간 건강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괜찮아지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간암은 조기 발견이 치료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침묵의 장기” 간, 놓치기 쉬운 전조증상들
간은 재생 능력이 뛰어나고 신경세포가 적어 손상이 심해지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아 ‘침묵의 장기’라고 불립니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증상을 자각했을 때는 이미 간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오른쪽 윗배 통증 외에도 다음과 같은 전조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간암의 다양한 의심 증상
- 전신 증상: 특별한 이유 없이 극심한 피로감이나 무기력함이 지속되고, 식욕 부진과 함께 체중이 급격히 감소합니다.
- 소화기 증상: 소화 불량, 메스꺼움, 구토 증상이 나타나고, 복부 팽만감이나 상복부에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합니다. 심해지면 복강 내에 물이 차는 복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황달 및 피부 변화: 눈의 흰자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나고, 피부 가려움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이는 간 기능 저하로 빌리루빈이라는 색소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생기는 증상입니다.
- 소변과 대변의 변화: 소변 색이 짙은 갈색으로 변하거나, 반대로 대변 색이 흰색이나 회색 변으로 옅어질 수 있습니다.
- 기타 증상: 잇몸이나 코에서 출혈이 잦아지고, 다리가 붓는 부종이 나타나거나, 오른쪽 어깨나 등으로 통증이 퍼져나가기도 합니다.
간암은 왜 발생할까? 주요 원인 알아보기
간암 발병의 가장 주된 원인은 만성 간질환입니다. 특히 B형 간염과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은 간암 원인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만성 간염으로 이어지기 쉽고, 염증이 반복되면서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간경화)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간경변은 간암 발생의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입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간암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 알코올성 간질환: 과도하고 지속적인 음주는 간세포를 손상시켜 알코올성 지방간, 간염, 간경변으로 이어져 간암의 원인이 됩니다.
- 비알코올성 지방간: 술을 마시지 않아도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으로 인해 간에 지방이 쌓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역시 방치하면 간염이나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 기타 요인: 아플라톡신이라는 곰팡이 독소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거나, 가족 중에 간암 환자가 있는 경우(가족력)에도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간암 진단, 어떻게 이루어지나?
간암이 의심될 경우, 병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립니다. 다른 암과 달리 간암은 조직검사 없이 영상 검사와 혈액 검사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한 검사 절차
정확한 간암 진단을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검사를 종합적으로 시행합니다. 혈액검사에서 종양표지자 수치를 확인하고, 영상 검사를 통해 종양의 위치, 크기, 개수 등을 파악합니다.
검사 종류 |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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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검사 | 간 기능 수치(AST, ALT, 감마GTP)를 확인하고, 간암의 대표적인 종양표지자인 알파태아단백(AFP) 수치를 측정합니다. 다만 AFP 수치만으로 간암을 확진하지는 않습니다. |
영상 검사 | 간 초음파, CT(컴퓨터 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을 통해 간의 종양 유무와 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합니다. 특히 조영제를 사용하는 역동적 CT나 MRI는 간암 진단에 매우 유용합니다. |
조직 검사 | 영상 검사와 혈액 검사로 진단이 불확실할 경우, 초음파를 보면서 암이 의심되는 부위의 조직을 직접 채취하여 현미경으로 암세포를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
간암의 병기와 치료 방법
간암의 치료는 암의 진행 정도(병기), 환자의 간 기능,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치료 방법은 크게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간암 병기별 주요 치료법
- 간 절제술: 암이 간의 일부에 국한되어 있고 간 기능이 양호할 때 시행하는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입니다.
- 간 이식: 간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간경변 환자에게서 발생한 초기 간암의 경우, 암이 있는 간 전체를 제거하고 건강한 간을 이식하는 방법입니다.
- 고주파 열치료술/경피적 에탄올 주입술: 종양의 크기가 작고 개수가 적을 때, 초음파를 보면서 바늘을 찔러 넣어 고주파 열이나 알코올로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치료법입니다.
- 간동맥 화학 색전술(TACE): 수술이 어려운 경우 가장 널리 시행되는 치료법 중 하나입니다.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찾아 항암제를 투여하고 혈관을 막아 암을 괴사시키는 방법입니다.
- 방사선 치료: 종양의 크기가 크거나 주요 혈관을 침범하여 다른 치료가 어려울 때 시행할 수 있습니다.
- 표적 항암치료 및 면역 항암치료: 진행성 간암 환자에게 사용되는 전신 치료법으로,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합니다.
간암은 병기에 따라 생존율 차이가 크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암이 간에 국한된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은 비교적 높지만, 다른 장기로 전이된 원격 전이 단계에서는 생존율이 크게 낮아집니다.
간 건강, 예방이 최선의 치료
간암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원인 질환을 철저히 관리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간암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
건강한 식단 관리와 생활 습관
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간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해로운 음식은 피하는 식단 관리가 중요합니다.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 간에 좋은 음식: 신선한 채소와 과일, 통곡물, 마늘, 부추, 쑥, 양배추 등은 간의 해독 작용을 돕고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간에 나쁜 음식: 과도한 알코올(금주 또는 절주 필수), 설탕이 많이 든 음식, 기름진 튀김류, 가공식품 등은 간에 부담을 주므로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건강기능식품(예: 밀크씨슬)은 오히려 간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의 후 섭취해야 합니다.
정기 검진과 예방 접종의 중요성
간암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수적입니다. 국가암검진 사업을 통해 만 40세 이상 간암 고위험군(B형/C형 간염 항원/항체 양성, 간경변 환자 등)은 6개월마다 간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 예방 접종: B형 간염은 백신 접종을 통해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아직 C형 간염 예방 백신은 없으므로, 비위생적인 문신이나 피어싱, 소독되지 않은 주사기 사용 등을 피하여 감염 경로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위험 요인 관리: 만성 B형, C형 간염 환자는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통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거나 늦출 수 있습니다.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간암 예방의 핵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