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아랫배의 극심한 통증, 혹시 당신도 ‘그냥 좀 심한 생리통이겠지’ 혹은 ‘소화가 안 되나?’ 하고 넘겨버린 경험이 있으신가요? 하지만 평소와 다른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는 우리 몸이 보내는 심각한 위험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가임기 여성이라면 ‘난소 물혹 터짐’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모르고 방치했다가는 상상 이상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리 없이 찾아와 일상을 위협하는 난소낭종 파열, 더 이상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난소 물혹 터짐, 핵심만 먼저 확인하세요
- 갑작스럽고 극심한 아랫배 통증은 난소 물혹 터짐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 방치 시 복강 내 대량 출혈, 난소 염전, 복막염 등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증상이 의심되면 주저하지 말고 즉시 산부인과나 응급실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조용한 시한폭탄, 난소 물혹이란 무엇일까요?
난소 물혹, 즉 난소낭종은 말 그대로 난소에 물이 찬 주머니 형태의 혹을 의미합니다. 난소는 여성의 자궁 양쪽에 위치하며, 배란과 여성호르몬 생성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기관입니다. 난소낭종은 가임기 여성 3명 중 1명이 겪을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지만, 대부분 크기가 작고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난소 물혹, 왜 생기는 걸까요?
난소낭종의 가장 흔한 원인은 배란 과정의 문제입니다. 생리 주기에 따라 난자를 키우는 난포가 제대로 터지지 않거나, 배란 후 황체가 혹으로 변하면서 ‘기능성 낭종’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행히 기능성 낭종은 대부분 몇 주에서 수개월 내에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난소낭종이 기능성 낭종인 것은 아닙니다. 자궁내막 조직이 난소에 자라나 혹을 만드는 자궁내막종, 머리카락이나 지방 등 다양한 조직을 포함한 기형종과 같은 양성 종양도 있습니다. 드물지만 악성 종양, 즉 난소암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합니다.
| 난소낭종 종류 | 특징 |
|---|---|
| 기능성 낭종 (난포 낭종, 황체 낭종) | 배란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며, 대부분 자연적으로 사라짐 |
| 자궁내막종 | 자궁내막 조직이 난소에서 증식하며, 난임이나 심한 생리통을 유발할 수 있음 |
| 기형종 | 머리카락, 지방, 연골 등 다양한 조직을 포함하며, 꼬일 위험(난소 염전)이 있음 |
| 장액성/점액성 낭종 | 맑은 액체나 끈적한 액체로 채워진 양성 종양 |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 난소 물혹 터짐 증상
평소 아무런 증상이 없던 난소낭종이 갑자기 파열되면, 우리 몸은 다양한 신호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난소낭종 파열은 낭종이 너무 커지거나, 과격한 운동, 외부 충격, 성관계 중 압박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바로 ‘급성 복통’입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으로
난소 물혹 터짐은 단순한 배앓이와는 차원이 다른, 극심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진통제를 먹어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아랫배 통증이나 골반통이 느껴진다면 응급 상황일 수 있습니다.
- 극심한 통증: 갑자기 칼로 찌르는 듯한, 혹은 쥐어짜는 듯한 아랫배 및 골반 통증이 발생합니다.
- 복부 이상: 배가 빵빵하게 불러오는 복부 팽만감과 함께, 특정 부위를 눌렀을 때 심한 통증(압통)이 느껴집니다.
- 전신 증상: 속이 메스꺼운 오심과 구토, 어지럼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출혈이 심할 경우 혈압 저하로 인해 실신에 이르기도 합니다.
- 비정상적인 출혈: 생리 기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질 출혈(부정출혈)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기타 증상: 이 외에도 성교통, 배뇨통, 소화불량, 허리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방치하면 생기는 끔찍한 결과 4가지
난소 물혹 터짐을 단순한 통증으로 여기고 ‘골든타임’을 놓치면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아래와 같은 끔찍한 결과는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복강 내 출혈 (혈복강)
난소낭종이 파열되면서 혈관이 손상되면 복강 내로 피가 고이는 혈복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출혈량이 많을 경우 저혈량성 쇼크로 이어져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어 즉각적인 응급 수술이 필요합니다. 수술 후에도 며칠간 입원하며 출혈이 멈췄는지 확인하기 위해 반복적인 혈액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난소 염전
크기가 큰 난소낭종, 특히 기형종의 경우 무게 때문에 난소가 꼬이는 난소 염전이 발생할 위험이 높습니다. 난소가 꼬이면 혈액 공급이 차단되어 극심한 통증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며, 방치할 경우 난소 조직이 괴사하여 난소를 제거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이를 수 있습니다. 난소 보존을 위해서는 6시간 이내에 응급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복막염
낭종 내부의 액체나 혈액이 복강 내로 퍼지면서 복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복막염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복막염은 심한 복통과 고열을 동반하며, 패혈증과 같은 전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태입니다.
난임 및 불임 가능성
응급 상황을 제때 치료하지 못해 난소 기능 저하가 오거나 한쪽 난소를 제거하게 되면, 향후 임신과 출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특히 자궁내막종은 난임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더욱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합니다.
진단부터 치료, 그리고 관리까지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산부인과나 응급실을 방문하면, 전문의는 여러 검사를 통해 난소 물혹 터짐 여부를 신속하게 진단합니다.
우선적으로 질 초음파나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난소의 상태와 혈복강 여부를 확인합니다. 초음파 검사로 혹의 종류나 악성 여부를 감별하기 어려울 경우, CT나 MRI와 같은 정밀 영상 검사, 또는 종양표지자 수치를 확인하는 혈액 검사를 추가로 시행할 수 있습니다.
치료 방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출혈이 적고 증상이 경미하다면,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하거나 피임약과 같은 약물 치료를 통해 호르몬 변화를 조절하며 자연 치유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출혈이 심하거나 통증이 지속되는 응급 상황에서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합니다. 최근에는 흉터와 회복 기간을 최소화하는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 수술이 주로 시행됩니다. 수술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가능한 한 정상 난소 조직을 보존하여 가임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난소낭종 파열은 예방이 쉽지 않지만,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건강한 식단 관리와 꾸준한 운동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미혼 여성을 포함한 모든 가임기 여성은 자신의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 기울이고, 이상 증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