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상처인 줄 알았는데, 몸이 으슬으슬 춥고 목이 뻣뻣해지나요? 혹시 감기몸살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계신가요? 하지만 이런 증상이 사실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파상풍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많은 분들이 파상풍을 녹슨 못에 찔렸을 때만 걱정하지만, 실제로는 흙이나 동물의 분변 속 파상풍균이 작은 상처를 통해 감염될 수 있어 일상 속에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감기와 비슷한 초기 증상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면 끔찍한 고통과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파상풍 초기증상,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
- 상처 주변의 국소적인 근육 수축으로 시작됩니다.
- 턱과 목 근육이 뻣뻣해지며 입을 열기 힘들어집니다.
- 두통, 미열, 오한 등 감기몸살과 유사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감기와 혼동하기 쉬운 파상풍 초기증상 4가지
파상풍은 파상풍균(Clostridium tetani)이 생산하는 신경 독소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입니다. 이 독소는 우리 몸의 신경에 작용해 근육 경련과 마비를 일으키죠. 문제는 초기 증상이 감기와 매우 흡사하여 방치하기 쉽다는 점입니다. 다음 네 가지 위험 신호를 통해 감기와 파상풍을 구별하고 소중한 건강을 지키세요.
1. 턱과 목의 뻣뻣함 (개구장애)
파상풍의 가장 특징적인 초기 증상 중 하나는 바로 턱 근육의 경직입니다. 마치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 것처럼 뻣뻣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를 ‘개구장애’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불편감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심해져 음식을 씹거나 삼키기 어려워지는 연하곤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감기로 인한 목 통증은 주로 인후통이지만, 파상풍은 근육 자체의 강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2. 안면 경련과 경련미소
파상풍의 신경 독소는 안면 근육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로 인해 얼굴 근육이 의지와 상관없이 실룩거리거나 경련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입꼬리가 바깥쪽으로 당겨지면서 마치 비웃는 듯한 표정이 만들어지는데, 이를 ‘경련미소(risus sardonicus)’라고 부릅니다. 감기에는 없는 매우 특징적인 증상이므로, 이러한 안면 경련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3. 이유 없는 전신 근육통 및 경직
감기몸살에 걸리면 전신에 근육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상풍으로 인한 근육 통증은 단순한 통증을 넘어 근육이 뻣뻣하게 굳는 ‘강직’을 동반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상처 주변에서 시작된 근육 강직은 점차 전신으로 퍼져나가며, 특히 등 근육이 활처럼 휘는 ‘후궁반장(opisthotonus)’과 같은 극심한 경련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신 경련은 아주 사소한 빛이나 소리 같은 자극에도 촉발될 수 있습니다.
4. 감기 증상과 함께 나타나는 과민 반응
파상풍 초기에는 두통, 발열, 오한과 같은 전신 증상이 나타나 감기와 혼동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파상풍은 여기에 더해 신경계가 극도로 예민해지는 과민 증상을 동반합니다. 작은 소리나 빛, 가벼운 접촉에도 깜짝 놀라거나 온몸에 경련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신경이 훨씬 날카로워지고 예민해졌다고 느껴진다면 파상풍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파상풍, 어떻게 감염되고 진행될까요?
파상풍균은 흙, 먼지, 동물의 분변 등 우리 주변 환경에 널리 존재합니다. 녹슨 못뿐만 아니라 긁힌 상처, 동물에게 물린 상처, 화상, 피어싱이나 문신 등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어디로든 침투할 수 있습니다. 상처를 통해 몸에 들어온 파상풍균은 신경 독소를 만들어내고, 이 독소가 혈액이나 림프액을 통해 이동하며 신경계를 공격합니다. 잠복기는 보통 3일에서 21일 사이지만, 상처가 심할수록 잠복기가 짧아지고 예후도 좋지 않습니다.
감염 경로 | 주요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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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찔린 상처 (못, 가시 등) |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파상풍균이 번식하기 좋습니다. |
오염된 상처 (흙, 분변 등) | 파상풍균 포자가 상처를 통해 직접 침투합니다. |
동물에게 물린 상처 | 동물의 입속이나 분변에 있던 균이 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비위생적인 시술 (피어싱, 문신) | 소독되지 않은 기구를 통해 감염될 수 있습니다. |
신생아 탯줄 감염 |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탯줄을 자를 경우 발생할 수 있으며 매우 위험합니다. |
진단과 치료,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예방
파상풍은 특징적인 임상 증상과 병력 청취를 통해 진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처 부위에서 균을 배양하는 검사를 시도할 수는 있지만, 정확도가 높지 않습니다. 치료는 최대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며, 입원 치료가 원칙입니다. 파상풍 면역글로불린(TIG)이나 항독소를 투여하여 몸속의 독소를 중화시키고, 페니실린이나 메트로니다졸 같은 항생제를 사용하여 파상풍균을 제거합니다. 동시에 근육 이완제(디아제팜 등)와 진정제를 투여하여 고통스러운 근육 경련을 조절하고, 환자를 어둡고 조용한 환경에서 자극을 최소화하며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입니다. 파상풍은 예방접종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질병입니다. 영유아기에 DTaP(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백신으로 기초 접종을 완료하고, 이후 10년마다 Tdap 또는 Td 백신으로 추가 접종을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특히 야외 활동이 잦거나, 흙을 만질 일이 많은 경우, 상처가 나기 쉬운 환경에서 일하는 분들은 예방접종 기록을 반드시 확인하고 주기적인 추가 접종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상처가 났을 때는 즉시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소독하며, 깊거나 오염된 상처의 경우 병원을 방문하여 상처 관리(변연절제술 등)를 받고 파상풍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