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납(Pb) 문제 해결 없이는 미래도 없다?

차세대 태양전지로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등장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하지만 ‘납(Pb)’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마치 강력한 힘을 가졌지만 유일한 약점이 존재하는 영웅처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미래는 이 납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달려있습니다. 친환경 에너지를 이야기하면서 독성 물질을 사용한다니, 어딘가 이상하게 들리지 않으신가요? 이 딜레마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는 그저 꿈에 머무를지도 모릅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핵심 3줄 요약

  •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를 뛰어넘는 높은 광전 변환 효율과 저렴한 제조 비용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기술입니다.
  • 하지만 핵심 소재에 포함된 유독성 물질인 납(Pb)은 환경오염과 인체 유해성 논란을 낳으며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 과학계는 납을 주석(Sn) 등 친환경 물질로 대체하는 ‘Pb-free’ 연구와, 납 유출을 원천 차단하는 ‘봉지 기술(캡슐화)’ 개발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꿈의 신소재, 페로브스카이트란 무엇인가?

페로브스카이트는 특정 결정 구조를 가진 물질을 총칭하는 용어입니다. 1839년 러시아 우랄 산맥에서 처음 발견된 광물의 이름에서 유래했죠. 태양전지에 사용되는 페로브스카이트는 유기물, 무기물, 그리고 할로겐화물이 결합된 ABX3라는 특별한 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이 독특한 구조 덕분에 빛을 전기로 바꾸는 광전 변환 효율이 매우 뛰어납니다.



실리콘 태양전지를 뛰어넘는 잠재력

현재 태양광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실리콘 태양전지입니다. 하지만 실리콘 태양전지는 이론적인 효율 한계치에 거의 도달했으며,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저렴한 원료를 사용해 잉크처럼 인쇄하듯 만드는 용액 공정이 가능합니다. 스핀 코팅이나 잉크젯 프린팅 같은 방식으로 대면적 생산이 용이하며, 저온 공정으로 제조 비용과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게다가 얇고 유연하게 만들 수 있어 건물 벽이나 창문, 심지어 웨어러블 기기나 차량 선루프 등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치명적인 매력, 그리고 치명적인 약점 ‘납(Pb)’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이토록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데에는 ‘납(Pb)’의 역할이 절대적입니다. 납은 페로브스카이트의 결정 구조(ABX3)에서 중심을 잡아주며 우수한 광학적, 전기적 특성을 발현시키는 핵심 원소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납은 인체와 환경에 매우 유해한 독성 물질이자 중금속입니다.



독성 물질 논란,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

만약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패널이 외부 충격으로 파손되거나 수명이 다했을 때, 내부에 있던 납이 토양이나 지하수로 유출된다면 심각한 환경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는 친환경,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신재생에너지의 근본적인 가치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국가에서 납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 독성 문제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계의 노력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의 수많은 연구진이 R&D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해결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납을 아예 다른 물질로 대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납을 사용하되 외부로 절대 유출되지 않도록 완벽하게 봉쇄하는 것입니다.



‘Pb-free’를 향한 도전, 주석(Sn)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납을 대체할 가장 유력한 후보는 바로 주석(Sn)입니다. 주석은 납과 화학적 성질이 비슷하면서도 독성이 없어 이상적인 대체재로 꼽힙니다. 실제로 국내 연구진을 포함한 여러 팀이 주석을 활용한 ‘Pb-free’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하며 희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납 기반 전지에 비해 광전 변환 효율과 안정성이 떨어져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주석이 공기 중에서 쉽게 산화되어 성능 저하를 일으키는 열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



완벽한 봉쇄 작전, 봉지(Encapsulation) 기술

또 다른 해결책은 봉지 기술, 즉 캡슐화(Encapsulation)입니다. 이는 페로브스카이트 셀을 특수한 소재로 완벽하게 감싸서 수분, 산소 등 외부 요인으로부터 보호하고, 만에 하나 패널이 파손되더라도 납이 유출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술입니다. 특히 수분에 취약한 페로브스카이트의 내구성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려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국내외 연구진들은 페로브스카이트 입자 하나하나를 코팅하거나, 태양전지 여러 층 사이의 틈을 최소화하는 등 다양한 봉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해결 방안 주요 내용 장점 과제
Pb-free (납 대체) 납을 주석(Sn) 등 친환경 물질로 대체 근본적인 독성 문제 해결 납 기반 전지 대비 낮은 효율 및 안정성 개선 필요
봉지 기술 (캡슐화) 특수 소재로 셀을 완벽히 감싸 납 유출 방지 납의 우수한 성능 활용, 안정성 및 내구성 향상 장기적인 봉지 성능 및 파손 시 완벽한 차단 기술 확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무한한 가능성

납 문제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하지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가진 잠재력은 실로 엄청납니다. 특히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와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습니다.



실리콘과의 결합, 탠덤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가장 기대되는 응용 분야 중 하나는 바로 ‘탠덤 태양전지’입니다. 이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위에 얇은 페로브스카이트 층을 쌓아 올린 2층 구조의 태양전지를 말합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단파장 빛을, 실리콘은 장파장 빛을 각각 효율적으로 흡수하여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합니다. 이렇게 하면 실리콘 단일 셀의 효율 한계인 쇼클리-콰이저 한계를 뛰어넘어 이론적으로 44%에 달하는 높은 효율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한화솔루션을 비롯한 여러 기업이 탠덤 태양전지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건물 자체가 발전소가 되다, BIPV

투명하고 가벼우며, 다양한 색상 구현이 가능한 페로브스카이트의 특성은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시스템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BIPV는 태양전지를 별도의 장소에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 외벽이나 유리창 등 건축 자재로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도시의 빌딩 숲을 거대한 친환경 발전소로 만들 수 있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도시 미관도 해치지 않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들 미래 기술

이 외에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그 유연성과 경량성, 그리고 실내의 약한 빛에서도 발전이 가능한 특성 덕분에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합니다. 피부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전원, 자동차 선루프, 각종 사물 인터넷(IoT) 센서의 독립 전원 등 우리 삶을 더욱 편리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 관련 기업들은 어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미래 가치에 주목하며 많은 기업이 기술 개발과 투자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관련 기업

  • 한화솔루션: 탠덤 태양전지 기술 개발을 선도하며, 대규모 R&D 투자를 통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 유니테스트: 반도체 검사장비 기술을 바탕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에 진출했으며, 대면적 셀 효율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신성이엔지: 태양광 모듈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기술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필옵틱스: 디스플레이 공정 장비 기술을 응용하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생산에 필요한 레이저 장비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주성엔지니어링, SDN, 메카로, 솔루엠 등 다수의 기업이 소재, 장비, 모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납’이라는 명확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 세계적인 연구개발 노력과 투자가 계속되는 한, 상용화의 길은 반드시 열릴 것입니다. 독성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진정한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거듭나는 그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우리의 에너지 지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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