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한쪽이 갑자기 쿡쿡 쑤시고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시나요? 며칠 뒤 그 자리에 붉은 반점과 물집이 띠 모양으로 나타났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그런데 막상 병원에 가려니 어느 진료과를 찾아야 할지 막막하시죠? 피부과에 가야 할지, 통증이 심하니 통증의학과를 가야 할지 고민하다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바로 이 선택의 기로에서 치료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 진료과 핵심 요약
- 대상포진은 피부 발진 발생 후 72시간 내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합병증 예방에 가장 중요합니다.
- 일반적으로 피부 증상은 피부과, 통증 조절은 통증의학과에서 주로 진료하지만, 내과와 가정의학과에서도 진료가 가능합니다.
- 하지만 기저질환을 앓고 있거나 원인 모를 전신 증상이 동반될 경우, 진단과 치료를 포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내과나 가정의학과 방문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 어떤 진료과를 선택해야 할까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되었을 때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초기에는 감기몸살처럼 오한, 발열, 권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다가 특징적인 피부 발진과 극심한 통증이 동반됩니다.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만큼, 여러 진료과에서 대상포진을 다루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대상포진 진료과와 역할
어떤 증상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주로 방문하는 진료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진료과 | 주요 역할 및 특징 |
|---|---|
| 피부과 | 피부 발진, 물집, 수포 등 피부에 나타나는 증상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통해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피부 병변으로 인한 흉터나 색소침착 관리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
| 통증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 ‘옷깃만 스쳐도 아프다’고 표현할 정도로 극심한 급성기 통증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 관리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신경차단술 같은 주사 치료나 전문적인 약물치료를 통해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고 만성 통증으로의 이행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 내과·가정의학과 | 피부 증상과 통증은 물론, 발열, 두통 등 전신 증상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합니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의 경우,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고려한 포괄적인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
| 특수 부위 발병 시 협진 | 만약 얼굴 대상포진, 특히 눈이나 귀 주변에 발생했다면 안과나 이비인후과 진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시력 손실, 청력 저하, 안면마비 (람세이헌트 증후군) 등 심각한 후유증을 막기 위해 해당 과와의 신속한 협진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
내과·가정의학과 방문이 유리한 4가지 경우
많은 사람들이 대상포진을 피부 질환으로 생각해 피부과를 먼저 떠올리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내과나 가정의학과를 방문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료과를 안내받는 것이 가장 좋지만, 아래의 경우에 해당한다면 내과나 가정의학과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발열, 두통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될 때
피부 발진이 나타나기 전이나 초기에 두통, 오한, 발열, 전신 근육통 같은 몸살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전신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경우,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는 대상포진 진단과 더불어 다른 질환의 가능성을 배제하고 전반적인 컨디션을 조절하는 치료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둘째,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을 때
당뇨, 고혈압, 암 환자, 면역억제자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면역력 저하로 대상포진에 더 취약합니다. 내과나 가정의학과 의사는 환자가 기존에 앓고 있던 질환과 복용 중인 약물을 고려하여 대상포진 치료 약물을 처방하고,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호작용이나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셋째, 피부 증상 없이 통증만 나타날 때
드물게는 피부 발진 없이 특정 피부 분절에 통증이나 감각이상만 나타나는 ‘무발진 대상포진’도 있습니다. 이처럼 증상이 비전형적이거나 진단이 애매한 경우, 폭넓은 진료 경험을 가진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다른 질환과의 감별 진단을 통해 더 정확한 진단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넷째, 치료와 함께 예방접종 상담을 원할 때
대상포진은 한 번 앓았다고 해서 재발 위험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치료 후 회복기에 접어들면 재발 방지를 위한 예방접종을 고려하게 됩니다.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는 대상포진 치료뿐만 아니라, 싱그릭스나 조스타박스 같은 대상포진 백신 접종에 대한 상담과 스케줄 관리까지 한 번에 받을 수 있어 편리합니다.
대상포진, 골든타임을 사수해야 하는 이유
어떤 진료과를 선택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대상포진 치료의 성패는 72시간이라는 골든타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항바이러스제 투여의 중요성
피부 발진이 시작된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바이러스의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치료 기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통증의 강도가 심해지고 심각한 합병증이 남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초기 증상이 의심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가까운 병의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최선입니다.
지독한 후유증, 대상포진 후 신경통
대상포진 치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합병증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입니다. 이는 피부 병변이 사라진 후에도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타는 듯한 통증, 찌르는 통증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특히 50대, 60대 이상의 고령자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으며, 만성 통증으로 인한 불면증, 우울증을 유발해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립니다. 초기 골든타임 내에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통증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이 무서운 후유증을 예방하는 지름길입니다.
